"노들섬에서 펼쳐질 '마술피리', 아이와 함께 오페라 즐기세요"

입력 2022-09-27 17:17   수정 2022-09-28 00:26


“야외 공연을 통해 오페라가 어렵고 딱딱하다는 편견을 깨고 싶어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을 만큼 오페라의 문턱을 낮추고 싶습니다.”

다음달 1일부터 이틀간 서울 이촌동 한강 노들섬 잔디마당에서 공연하는 오페라 ‘마술피리’의 연출가 이회수는 이번 야외 공연에 각별한 의미를 두고 있다. 오페라 대중화의 기폭제로 삼고 싶다는 욕심에서다. 그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야외 공연에 걸맞은 무대장치와 연출로 오페라의 매력을 한껏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로마 국립예술원에서 연출을 전공한 이회수는 2006년 체코 프라하 국립 오페라하우스가 주최한 국제연출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입상했다. 제6회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 연출상, 제16회 대구오페라축제 오페라 아이다 작품상 등을 수상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번 마술피리는 서울문화재단이 제작한 오페라 가운데 창립 이후 처음으로 야외무대에서 펼쳐진다. 모차르트의 작품으로 왕자 타미노가 밤의 여왕 딸 파미나를 구하기 위해 새장수 파파게노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내용이다. 밤의 여왕 아리아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작품이다. 지휘는 여자경, 반주는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이 맡는다. 좌석은 이미 매진(무료)됐다.

야외에서 펼쳐지는 오페라는 극장에서 하는 것과 어떻게 다를까. 오페라는 원래 마이크 등 확성장치 사용을 최소화하고 성악가의 발성에 온전히 의존한다. 하지만 극장이 아니라 야외무대에서 상연하는 오페라는 마이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 연출가는 “무대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전문 극장과 달리 야외 공연은 사방이 뚫려 있어 오로지 무대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보다 극적인 연출로 관객들의 집중을 도우려 한다”고 했다.

반면 야외 공연의 장점은 최대한 부각할 계획이다. 그는 “야외 공연만이 낼 수 있는 여유로운 분위기가 있다”며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대로, 풀벌레가 울면 풀벌레가 우는 대로 편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출가는 이번 공연으로 대중이 오페라 공연의 맛을 느껴볼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독일어 대사를 우리말로 바꾼 것도 같은 이유다. 그는 오페라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도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직접 번역에 나섰다. 그는 “중간중간 배우들이 관객에게 직접 질문하기도 하고, 노들섬 야외무대의 현장감을 살리는 대사들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극중 재기발랄한 감초 역할을 하는 새장수 파파게노의 비중도 크게 높였다. 그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객도 많이 올 것”이라며 “오페라 공연을 접해 본 어린이들이 늘어날수록 클래식 음악의 저변이 더욱 확장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연출가는 원래 성악으로 음악을 시작했다. 그는 “노래를 했던 사람이니 성악가 배우들의 호흡과 감정적인 해석 등을 이해하기 쉬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국내와 해외 무대를 가리지 않고 새로운 작품을 연출하고 싶어요. 연출가로서 경력이 쌓일수록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늘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주인공 타미노와 파미나는 각각 이명현 테너와 장혜지 소프라노가, ‘밤의 여왕’은 유성녀 소프라노가 담당한다. 파파게노와 파파게나는 각각 최은석 바리톤과 이세희 소프라노가, 자라스트로는 박준혁 베이스, 모노스타토스는 오정율 테너가 맡는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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